'낙태죄'의 죄를 묻다

'낙태죄' 위헌소송, 임신중절을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이슈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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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원함에 대하여

 


'낙태죄'로 처벌받는 여성들

한국에서 임신중절은 불법입니다. 형법상 성폭력이 '입증'되거나 인척간의 임신일 경우 등을 제외한 모든 '낙태' 시술 시 여성과 의사는 처벌받습니다. 작년 8월, 의정부지방법원은 “낙태행위는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이유로 중절수술을 한 여성에게 벌금형 200만원을, 수술한 의사에게 징역 6개월/자격정지 1년을, 상대남성의 ‘낙태’방조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에 상담이 접수되어 재판동행과 의견서 제출 등의 지원을 하고 있던 사건이었습니다.

임신중절을 하기까지 피고인의 상황은 위태로웠습니다. 남편의 폭력은 아이를 잘 낳아 키우기로 결심했던 결혼 관계를 깨뜨렸고, 가족으로 함께하는 미래를 그릴 수 없게 했습니다. 폭력은 중절수술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그 날'도 계속됐고, 여성의 심신은 매우 불안정했습니다. 하지만 법정에 세워진 그녀에게 법조인들이 던진 질문은 정확히 '몇 월 며칠부터 낙태를 고민했는지, 결혼유지에 대한 의지가 있었는지'였습니다. '낙태'를 결심하는 여성들이 어떤 상황과 맥락에 위치해 있었는지는 관심 밖인 것 같았습니다. 법정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낙태'를 했다는 분명한 사실뿐이었습니다.


무엇을 위해 '죄'를 묻는가?


형법상 '낙태죄'는 1953년부터 존재했지만,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의 사문화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6~70년대에 국가가 과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태'를 종용한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산부인과 의사들로 조직된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낙태' 고발은, 이번엔 국가의 저출산 정책과 무섭게 만났습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임신중절 수술을 하는 병원들을 고발했고,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낙태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처벌이 강화되었습니다. 몇 개월간 시술 비용이 10배 넘게 뛰었고, 중국 등지로 원정 낙태를 가는 여성들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2012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낙태 고발 정국' 이후 민우회로 접수되는 임신중절 관련 상담 10건 중 8건은 '낙태죄'로 인한 협박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남성들은 '만나주지 않으면/결혼해주지 않으면 '낙태' 사실을 고발하겠다'며 협박했습니다. 상담을 요청한 여성들 대부분은 둘 사이에 있던 '낙태'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까봐 걱정했고, 경찰서나 법정에서 진술해야 한다는 두려움에 일상을 잠식 당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낙태'를 하고 싶어하는 여성은 없습니다. 어떤 경우건 임신중절 수술은 당사자에게 신체적/정서적 고통이나 부담을 주니까요. 여성들이 임신중절을 결정하게 되는 이유는 아이를 키울 경제적 여건이 안 돼서, 몸이 너무 약해서, 낳고 싶지만 상대남성이 원치 않아서, 미혼모에 대한 손가락질을 감당할 수 없어서 등 다양합니다. 임신중절에 대한 논의는 피임 교육, 성관계에서 여성과 남성의 권력관계, 여성의 성적 실천에 대한 비난과 낙인, 육아에 대한 사회적 지원 체계 등 과연 여성으로서 어떤 '삶'이 가능한 사회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임신중절이 불법화된 나라에서 위험한 중절 수술로 죽어가는 여성이 한 해 7만여 명에 달합니다. '낙태죄'는 여성을 협박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임신-출산의 권리에 대한 사회적 보장이 부족한 부분을 임신중절 '선택'이란 미명 하에 개인적으로 감당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비난과 처벌과 협박, 생명의 위험까지 감당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국가라면 여성의 몸을 국가 재생산(인구조절)을 위한 도구로만 볼 것이 아니라, 몸과 섹슈얼리티, 임신-출산 과정 전반에 대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낙태' 문제는 개인의 도덕과 생명윤리의 문제로 따로 떼어서가 아니라, 관련된 모든 사회적 맥락과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도덕적 관념이 아닌 삶의 언어로 '낙태'를 이야기하다


한국여성민우회는 그동안 '태아의 생명권 vs 여성의 선택권'이라는 - 결국 여성 개인에게 책임을 넘기는- 이분법적 구도가 아닌, 여성들의 경험과 그 경험이 자리한 사회구조적 맥락에 대한 포괄적 고려 속에서 '낙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내어 왔습니다.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 인터뷰
'낙태'를 경험한 남성들의 집담회, 남성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제작
처벌 위주 '낙태' 정책에 대한 인권위 진정
인공임신중절 관련 상담 지원, 성명 및 논평 발표
거리 캠페인, 연극 공연, UCC <그녀의 어떤 하루> 제작
토론회 개최, 사례집 <있잖아, 나 낙태했어...> 출간
'낙태' 이슈 관련 교육 출강, '낙태죄' 법 개정을 위한 연속포럼 . . .

 *이전 활동 참고:-) Click!

UCC 그녀의 어떤 하루
http://www.womenlink.or.kr/nxprg/board.php?ao=view&ss[sw]=sa&ss[kw]=낙태&bbs_id=main_news&page=2&doc_num=1279

연속포럼1> 모자보건법상의 '배우자 동의' 항목의 현실 [후기]
http://www.womenlink.or.kr/nxprg/board.php?ao=view&ss[sw]=sa&ss[kw]=낙태&bbs_id=main_news&page=1&doc_num=1523

연속포럼2> '낙태' 처벌, 왜 위헌인가? [후기]
http://www.womenlink.or.kr/nxprg/board.php?ao=view&ss[sw]=sa&ss[kw]=낙태&bbs_id=main_news&page=1&doc_num=1559

 

 

더 촘촘한 연대, 더 큰 목소리를 위해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일상적으로 '낙태'한 여성에 대한 비난을 마주합니다. 매년 봄이면 '생명대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종교계와 의료인들이 주최하는 '낙태'반대 집회가 개최됩니다. '낙태는 살인이다'라는 피켓을 든 아이들의 모습이 보도됩니다. 어떤 지자체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낙태' 방지운동으로 생명존중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낙태'를 치면 절박하게 병원을 찾거나 처벌 여부를 묻는 글이 사흘이 멀다 하고 올라옵니다. 댓글란에 흔히 보이는, '섹스를 즐겼으면 결과도 책임져야지'라는 식의 비난은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는 다급한 욕망을 드러냅니다.

이는 한국 사회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2014년 현재에도 세계 각국에서 인공임신중절을 둘러싼 논쟁과 투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가계획, 종교적 헤게모니, 정권의 변화 속에서 여성 몸의 권리는 까딱하면 제쳐질 수 있는 것으로, 따라서 계속해서 목소리높여 지키고 쟁취하여야 할 것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작년에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던 그 여성은 길고 힘겨운 과정이 될 것임을 알면서도 항소를 결심하였습니다. 민우회는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하여 함께 법적지원을 진행해왔습니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권리도, 낳지 않을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처벌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주요한 움직임이었습니다.

지금은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형법상 '낙태죄'가 그대로 존속하는 한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민우회는 다시 한 번 '낙태죄'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낙태'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던지려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 사회에서 '낙태'를 주제로 활동 기금을 모으기란 가히 하늘의 별따기...
그래서 이 활동을 지지해주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제 다시금 시작될
임신·출산에 대한 여성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지난한 싸움에
당신의 힘을 더해 주세요!

 

* 후원금은 아래의 활동에 사용됩니다.

위헌소송 진행비
공동변호인단의 변호사님들은 돈을 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소송기간 동안의 회의경비, 인쇄비 등 쌩 실비가 소요되어요

연속 포럼 진행비
이제 마지막 제 3차 연속포럼이 남아 있습니다.
위헌소송과 발맞추어 진행될 이번 포럼에서는 여성운동계에서 '낙태'이슈에 함께 대응할
방향과 방안에 대해 토론할 예정입니다. 포럼 개최를 위한 장소대관비, 패널섭외비 등이 필요해요

대중행사 진행비
법·제도 개선은 많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발맞추어 가야 하겠죠.
거리캠페인, 강좌, 모의재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후원 계좌: 우리은행 064-121846-13-403 (한국여성민우회)

 

민우회의 활동소식은 아래의 곳들에서 꾸준히 보실 수 있습니다.

 

www.womenlink.or.kr

facebook / Korean Womenlink

twitter / @womenlink

메일링리스트 가입  http://www.womenlink.or.kr/nxprg/mailing.php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는 1987년에 태어나 세상의 색깔들이 다채롭다는 것,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하다는 것- 그 두근두근한 가능성을 안고 서로 다른 것들이 각자의 존엄성을 지키며 차별없이 공존하는 세상을 향해 걸어왔습니다.

후원자들의 한마디

  • 박새별 : 항상 지지합니다! 투쟁!
  • 양동민 : 작지만 응원하겠습니다
  • 박아름 : 고리타분한 세상, 말도 안 되는 규제를 바꾼다는 게 얼마나 지난하고 고단하고 분통터지는 일인지요. 여성에게만 모든 부담을 지우고 쏙 빠져나가 비난만 하는 사회에 꾸준히 파문을 던지는 민우회를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유준현 : 여성들의 자기신체에 대한 결정권을 지지합니다. 꼭 위헌 판결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 은정 : 후원합니다
  • 김초롱 : 재생산은 여성의 힘입니다. 낙태죄의 죄를 물어주세요!
  • 코린 : 꼭 승소하길 바랍니다!
  • 사랑초 : 지난한 싸움이지만 위헌소송-꼭 승소하길!!
  • 박재현(벤스) : 응원합니다!
  • 응원 : 낙태죄는 헙법상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도 치열한 논의가 있는 죄입니다. 현재 사회적으로 낙태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합법적이지 못한 시술에 노출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낙태에 관하여는 음지의 문제로 남겨두기 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실을 알고 생각해보며 현실 그리고 인권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은 돈이지만 후원합니다.